‘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올라
유력시된 본상 ‘올해의 레코드’에선 배제
미국·백인·남성 위주 비판 더 거세질 듯
#Scammys(사기+그래미) 해시태그 반발도
방탄소년단이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트로피를 거머쥐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빅히트뮤직 제공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최고영예인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연속 ‘2022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는 23일(이하 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로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 도자 캣, 토니 베넷·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제니 블랑코 등과 트로피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에도 이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진 못했다. 올해 크게 히트한 ‘버터’로 4대 본상 중 하나인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외신의 전망이 나왔지만, 방탄소년단의 이름은 없었다. 이 부문에는 저스틴 비버의 ‘피치스’, 빌리 아일리시의 ‘해피어 댄 에버’,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선스’ 등이 지목됐다. 방탄소년단이 내년 1월3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리는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다면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하는 기록을 쓰게 된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각각 5년 연속, 4년 연속 수상했지만, 그래미 어워즈는 아직 수상하지 못했다. 그래미 어워즈는 가수, 프로듀서 등 음악산업 종사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권위를 인정받아왔다. 일반 팬 투표로 선정하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나 빌보드 차트 데이터를 기준으로 삼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달리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상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가 ‘미국·백인·남성’ 위주로 시상식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방탄소년단이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이런 비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Scammys’(Scam·사기와 그래미의 합성어)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팬은 트위터에 방탄소년단이 올해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2주나 1위를 차지한 점을 언급하며 “이것이 본상 후보의 자격이 되지 못한다면 레코딩아카데미의 판단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꼬집었다. <에이피>(AP) 통신 등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버터’는 올여름 메가 히트곡이지만 그래미는 단 1개 부문 후보에만 올려놨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도 “방탄소년단이 블록버스터급 한해를 보냈는데도 그래미에서는 1개 부문 후보에만 올랐다”며 “‘버터’는 빌보드 ‘핫 100’에서 10주간 정상에 올랐지만,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배제됐다”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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