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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래미 높은 벽 뚫고 후보 선정…그 의미와 수상 전망은? - 한겨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한국 대중음악 가수로는 처음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모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제61회 그래미 어워즈 레드카펫 행사에 참여한 모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상인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르며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케이팝뿐 아니라 미국 주류 음악계 내부의 흐름을 바꿨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4일(현지시각)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발표했다. 이전에 한국인이 클래식이나 국악으로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한 적은 있지만, 본류인 대중음악 아티스트로 후보에 오른 건 처음이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팝 장르 세부 시상 분야의 하나로, 듀오·그룹·컬래버레이션 형태로 팝 보컬이나 연주에서 뛰어난 예술적 성취를 거둔 음악가에게 준다. 방탄소년단은 제이 발빈·두아 리파·배드 버니 앤 테이니의 ‘언 디아’, 저스틴 비버와 퀘이보의 ‘인텐션스’,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레인 온 미’,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의 ‘엑사일’ 등 쟁쟁한 가수들과 트로피를 놓고 겨룬다.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미국 음악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11월25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은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를 지켜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미국 음악시상식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0년 11월25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은 그래미 어워즈 후보 발표를 지켜보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앞서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어워즈와 함께 미국 3대 음악상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각각 3년과 4년 연속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대중 투표나 차트 성적에 기반한 두 상과 달리 그래미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등 음악산업 종사자들의 투표로 후보와 수상자를 선정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위상을 지닌다. 이 때문에 후보에만 올라도 내부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았다는 걸 의미한다. 그래미는 변화에 둔감하고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나이 든 백인 남성 중심이라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카니에 웨스트, 비욘세, 드레이크, 켄드릭 라마 등 호평받은 흑인 아티스트가 줄줄이 수상에 실패하면서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레코딩 아카데미는 신규 회원의 인종·성별·장르를 다양화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에는 흑인 래퍼 차일디시 감비노에게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등 4관왕을 안기는 파격도 보였다. 더 나아가 자국인도 아닌 한국인의 케이팝을, 그것도 가장 핵심 장르인 팝 부문 후보에 올렸다는 것은 더 큰 변혁을 의미한다. 김영대 평론가는 “그래미에서 특히 팝 장르는 더욱 배타적이어서 ‘팝스타=백인 스타’라는 분위기가 강한데, 방탄소년단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는 것은 케이팝의 역사를 넘어 미국 음악사를 다시 쓸 만한 사건”이라며 “대중성뿐 아니라 미국 음악산업 내부의 인정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수상 여부를 떠나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미가 방탄소년단을 후보로 선정하기까지는 나름 단계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2018년 그래미 뮤지엄 행사에 처음 방탄소년단을 초청해 인터뷰를 진행한 데 이어, 2019년 그래미 시상식 무대에 시상자로 세웠다. 또 올해 시상식에는 축하 공연자로 초청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그래미의 신뢰를 얻는 과정을 거쳐오던 중 올해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한 게 결정적 명분이 된 것 같다”며 “오스카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상을 몰아주며 변화하는 걸 보고 자극과 압박감을 받기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미는 새달 7일부터 한 달간 수상자를 가리는 최종 투표를 진행한다. 방탄소년단과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도 2019년부터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이 되면서 투표에 참여한다. 수상자는 내년 1월31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시상식에서 발표한다. 수상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김영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을 뺀 나머지 후보는 모두 최정상급 스타들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뭉쳐 시너지를 낸 경우”라며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는 볼 수 없지만, 수상 자격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하 평론가도 “그래미 성향을 고려하면 테일러 스위프트와 본 이베어 조합이 우세해 보인다”며 “방탄소년단이 수상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못한다 해도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가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 더 큰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탄소년단은 25일 소속사를 통해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신기하고 감격스럽다. 노미네이트될 기회를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하다. 후보에 오르니 수상 욕심도 생기고 기대된다”는 소감을 전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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